간지(干支)
무극상태에서 음양의 성질(기운)을 품은 태극, 그 기운은 다시 오행으로 나타난다. 이는 존재하며 작용하는 기운 자체를 표현하는 것이며 우주 삼라만성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순환하고 변환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시간의 흐름이라는 전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명리학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순환하는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공전하듯 시간도 돌고 세상 모든 만물이 시간적으로 돌고 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가능한 인식이었다. 계속 돌고 도는 시간의 개념을 60개의 단위로 구분하였고 그것의 기호가 바로 간지인 것이다. 그렇기에 갑자년이 지나고 59년 뒤에 또다시 갑자년이 오는 것이다.
이 간지는 간과 지, 즉 하늘과 땅의 기운으로 나누어지는데 하늘의 기운을 나타내는 단어를 천간(天干)이라 하고 반대로 땅의 작용을 나타내는 단어를 지지(地支)라고 하며 하늘의 기운과 땅의 작용을 합하여 간지(干支)라고 부른다.
이 간지들의 조합은 인간의 성향을 분석하고 운명을 점치는 것으로 활용되어 왔고 역학(명리학)의 기본이다. 철학적으로 시간의 순환속에서 태어난 인간 존재를 파악하는 노력이었던 것이다. 간지는 명리학의 기본이론 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간지 중 하늘의 기운에 해당하는 천간은 10개의 요소로 구성되어 십천간(十天干)이라하며 지지는 십이지(十二支)라고 통용된다. 십이지라는 개념은 동물과도 연관되어 있는 친숙한 개념이다.
오랜 세월 계절의 흐름과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던 선인들은 결국 만물은 음양의 상호작용(=태극)과 오행의 운행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치를 발견했다. 자연현상에서 하나의 인문학적 이치를 이끌어낸 것이고 이것이 바로 동양의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이다.
음양오행 사상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 현상과 인간 삶의 연관 관계로 이해하려는 노력인 것으로 옛 선인들은 자연을 오랫동안 관찰하여 얻어낸 음양오행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모든 자연현상과 사물, 인간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자연 앞에 무능했던 인간이 비로소 인간의 시각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거기에 대응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음양오행은 곧 일상생활에 적용되는데 음양오행으로 지형을 이해하려는 학문이 풍수지리이며 음양오행으로 인체를 이해하려는 학문이 한의학이며 음양오행으로 인간의 운명을 이해하려는 학문이 바로 명리학인 것이다.
음양오행의 활용범위는 다양했다. 음양오행이 우리 조상들의 사고체계의 근원(철학)이었기 때문으로 공화정과 민주주의를 철학으로 삼고 나라를 운영하고 집단 사고체계를 다듬어 나가는 것처럼 과거에는 모든 인간사 사회현상 문화에 음양오행 사상을 적용했다. 심지어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도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한글을 창제했음을 알 수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제자해의 첫 구절을 보면 한글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음양오행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한글 기본자의 자음 모음에 이 이치가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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