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지지(자子 축丑 인寅 묘卯)
자(子)
‘새끼칠 자(孶)’에서 따온 것이니 하늘이 열린다는(天開於子) 한밤중 12시에 해당하고 하나의 양이 처음으로 땅속에서 꿈틀거리는(一陽始生) 한겨울 11월[冬至, 음녁]에 해당한다. 모든 종자가 고요히 새끼치기를 시작하여 종자는 결국 열매를 맺기 때문에 ‘열매 자’라고도 한다. 제 일지(日支)가 바로 쥐 ‘자’이며 ‘자’는 방향으로는 정북방(正北方)에 해당하는데 정방에 위치한 만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 때문에 도화살(자오묘유)에 해당 한다. (외우고 가자. 12운성의 왕지에 속한다)
자시(子時)는 밤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 30분이고 자월(子月)은 음력 11월이다. 각각 하루와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간이자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자는 새로운 시작이나 생명을 간직하고 있는 씨앗에 비유되기도 하고 강한 생명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물의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예민하고 음적인 기운을 타서 은밀하고 감추는 것이 많으며 남들이 모르는 곳에서 노력하는 것 역시 ‘자’의 성향이다. 『갑자서당』 169쪽.
축(丑)
맺는다는 의미의 ‘맺을 뉴(紐)’에서 따온 것이니 땅이 열린다는(地開於丑) 새벽 2시에 해당하고 子에서 새끼 친 종자가 싹으로 맺어져 땅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는 것이며 달로는 음녁 12월이다. 명예살(진술축미), (외우고 가자. 12운성의 묘지에 속한다)
축은 오행으로는 土에 해당되며 평생 흙에서 일을 하는 소이다. 시골길에서 소달구지 뒤를 따라가는 자동차가 앞질러 갈 수도 없고 아무리 경적을 울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속도에만 맞춰 고집스럽게 걸어가는 소, 그래서 ‘축’을 가진 사람은 우직하고 또한 고집스럽다. 하지만 소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아마 중화나 포용을 뜻하는 토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소를 자극해서 자칫 소뿔에 받히면 위험하며 미친 소는 무서운 동물이다.
인(寅)
‘인연할 인(夤)’자에서 따온 것이니 모든 인연으로 살아간다는(人生於寅) 말로 새벽 4시에 해당하며 한 해가 시작하는 정월(음녁 1월)이 되고 사람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그날 하루를 맞는다는 뜻에서 ‘공경할 인’으로 하기도 한다. 인(호랑이)은 봄을 뜻한다. 이제 막 시작되는 봄, 그래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입춘(立春)이 인월(寅月)에 들어 있다.
호랑이는 오행상 木에 속한다. 민간신앙에서 호랑이를 산신으로 보기도 하며 호랑이는 용맹스럽고 신출귀몰함이 특징이다. 일제강점기 때 호피를 위해 대대적인 호랑이 사냥이 시작되고 또 한국전쟁으로 휴전선이 생기기 전에는 태백산맥을 따라 호랑이들이 한반도와 만주벌판을 오갔을 만큼 활동성이 큰 동물인데 그래서 사주에서 ‘인’은 역마살(인신사해)에 배속된다. (외우고 가자. 12운성의 생지에 속한다)
묘(卯)
‘밝을 묘(昴)’자에서 따온 것이니 동쪽에 해가 뜨고 만물이 나온다는(物生於卯) 아침 6시에 해당하며 음녁 2월이 된다. 동물 토끼로서 정동쪽에 해당하는 묘 역시 자처럼 도화살(자오묘유)에 해당하는데 토끼는 정말 한 떨기 꽃처럼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정말 예쁘다. 인월이 시작되는 묘월(卯月)은 봄의 절정이다. 그래서 사방이 봄의 경지에 이르렀기에 진정한 도화의 계절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아니 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토끼지만 예민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먹이사슬 구조상 가장 하위에 속한 동물로 살아야하기 때문에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호기심을 보인다. 경계심도 강하고 사주에 묘를 가진 사람도 “타인에게 쉽게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번 친해지면 모든 것을 줄 정도로 마음을 풀어” 버리는 것도 ‘묘’의 특징이라고 한다(『갑자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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