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지지-진(辰) 사(巳) 오(午) 미(未)
진(辰)
‘진동할 진(震)’자에서 따온 것이니 만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振動) 오전 8시에 해당하고 춘3월 호시절(好時節)이며 진은 용이다. 자는 수이고 축은 토이며 인과 묘는 목이고 진은 토이다. 수 기운에서 목 기운으로 전환될 때 그리고 목 기운에서 화 기운으로 넘어갈 때 그 사이에서 기운들이 잘 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운이 토 기운이다.
오행에서 화(火)는 화려함과 뜨거움을 상징하는데 진은 다가올 불의 시대를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청명과 곡우가 들어 있는 진월(辰月)에는 촉촉한 봄비가 내려서 곡식을 자라게 하고 아침 7시 반에서 9시 반에 해당하는 진시(辰時)에 대개의 사람들은 자고 일어난 부수수한 모습을 버리고 환골탈태하여 일터로 향한다.
모두 ‘진’의 힘이며 ‘진’은 축과 함께 명예살(진술축미)에 해당한다. 용처럼 자존심이 강하고 원리원칙을 중시한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간혹 ‘호랑이 머리를 한강에 담그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는데 이는 비를 주관하는 용왕을 달래서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비와 관련되어 있지만 ‘진’은 수가 아니라 ‘토’이다
사(巳)
‘공손할 손(巽)’자에서 따온 것이니 오전 9시 반부터 11시 반까지가 사시(巳時)에 해당하고 신록의 계절인 4월에 해당한다. 주역에서 ‘손(巽)은 바람이니 바람에 흔들리지[風撓] 말고 몸[己]과 마음을 공손히[巽] 하고 정결하게 가지라’고 하였다.
뱀을 뜻하는 ‘사’는 양기의 상징이다. 이 넘치는 양기가 화(禍)가 되어 뱀은 보양탕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조를 보면 경기관찰사 윤금손이 전교(왕의 명령)에 따라 뱀 한 상자를 바친 기록이 있는데 그 다음에는 “날마다 바치라”는 전교가 떨어진다. 양기가 넘치다 보니 발이 없어도 잘 다닌다. 잘 돌아다니다 보니 역마살(인신사해)에 배속되었고, 자유분방하며 남의 간섭을 받는 걸 싫어한다.
오(午)
‘한나절 오(旿)’자에서 따온 것이니 해가 中天에 떠 있는 밝은 대낮 12시[正午]에 해당하고 때는 한여름 5월[夏至]이 된다. 동물로 오는 말에 속한다. 말이라는 동물은 토끼만큼이나 한 번 보고 두 번 봐도 자꾸만 보고 싶은 동물이다. 그래서 오는 도화살(자오묘유)에 배속된다. 또 그만큼 사람들의 눈에 잘 띄기도 하며 그래서 오전 11시 반에서 오후 1시 반에 해당하는 오시(午時)는 하루 중 모든 것이 가장 밝게 드러나는 시간이다. ‘사’와 함께 ‘오’도 오행상 불에 해당한다. 오월(午月)은 음력 5월이기도 하며 ‘오’가 갖고 있는 불기운 덕분에 양기가 매우 강한 달이기도 하다. 성춘향과 이몽룡이 만났던 단오가 속해 있는 달이 바로 ‘오월’인데 단오는 일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고 한다(『갑자서당』).
사주에 ‘오’가 있는 사람은 불기운 값을 하느라 그런지 다혈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말처럼 활동적이며 자신감에 넘친다. 때론 자신감이나 자기표현이 지나쳐 주변 사람과 마찰을 빚기도 하지만 불이라서 정도 많고 예의도 바르다. 또 오가 사주에 있는 사람은 한곳에 머물러 있으면 병이 나는 타입이다.
혹시 말을 가까이서 만지게 된다면 말 뒤쪽에서 엉덩이 부분을 만져서는 안 된다. 말이 놀라서 뒷발길질이라도 하는 날에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정도만 해도 다행이니 평소에는 얌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말은 ‘불’의 화신이기 때문이다.
미(未)
‘맛 미(味)’자에서 따온 것이니 오후 2시에 해당하고 6월이 되니 이제 만물이 맛이 나기 시작한다. 앞서 사화와 오화가 지나갔으니 이제 금 기운이 돌아오기 전 토가 나설 차례이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미토(未土)이다. 계절로 치면 화는 여름 금은 가을에 해당하는데 이 대립되는 계절을 매개하는 것이 미이다. 미월(未月)은 음력 6월 소서(小暑)와 대서(大暑)가 끼어 있는 달이다. 그러니 얼마나 뜨거운 때인지 상상이 간다. 그러나 미의 지장간은 기토 정화 을목 모두 음간(陰干)들로만 이루어져 있어 이 음의 기운들이 화기들을 분산시켜 주는 것이다.
미는 동물로는 양에 해당하는데 양은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이다. 그래서 온순하고 사주에 미를 가진 사람도 대체적으로 대인관계가 무난하고(토) 화해모드를 조성하려고 한다. 또 척박한 땅에서도 잘 사는 양처럼 어려운 상황도 꿋꿋이 살아가기도 하고 하지만 토 기운 때문인지 자기감정을 잘 드러내기보다는 숨기는 데 더 익숙하고 감정표현에 서툰 편이다. 명예살(진술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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